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질 수 있게 중국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한정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하고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 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적인 비핵화 문제로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2시 40분부터 40분간 한정 상무위원을 접견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공통의 이해와 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며 “특히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과의 대화가 지속 돼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정 상무위원은 “한반도 정세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며 “한중 양국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추진하도록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속담에 ‘삼척 두께의 얼음이 어는 것은 하루의 추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며 “정세가 복잡한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원활한 중국 사업을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두 나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성장의 온기가 우리 기업들에게도 미칠 수 있도록 중국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중국에게 ‘아쉬운 점’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인적교류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신경 써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정 상무위원은 “중국은 한중 인적교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이익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두 나라 정부가 함께 노력해 이 문제에서 진척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가 경제통상 분야에 그치지 않고 정치안보영역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며 “그래야 여러 갈등요인에도 두 나라 관계가 흔들리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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