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사진)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최근 미 상무부가 철강 고율 관세 리스트에 한국을 포함한 것과 관련해 “남북 관계에 대한 미국의 경제보복이라는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보복까지 거론하며 “무역 사안이 있다면 우리는 (상대국과) 논의하고 협의하지 어떤 나라처럼 경제적으로 보복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보고서가 제출되기는 했지만 백악관이 여러 평가작업을 거치고 있어 어떻게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한미 관계는 친구로, 우방국으로 충분히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우방국에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미국의 동맹국 중 유일하게 철강 고율 관세 리스트에 포함돼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미국 정부가 생각하는 북미대화의 조건에 대해 내퍼 대사대리는 “우리는 시간 벌기용 북미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비핵화 달성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과거 경험상 북한은 대화의 기회를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 벌기로 사용해온 전력이 있다”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북한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은퇴 소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분의 개인적 결정이고 국무부 차원의 행동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우리의 정책은 똑같이 유지될 것이고 한국 정부와의 조율도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후로 연기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그는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올림픽 정신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훈련을 연기했지만) 동맹국으로 (대북) 억지 태세를 유지하고 갖춰나가는 유일한 방식은 연합훈련”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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