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에 따르면 안 지사는 김지은씨에 대한 성폭행 자체를 부인했다. 수시로 성폭력이 이뤄졌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수행비서와의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안 지사가 지난달 25일 자신을 불러 “미투를 보면서 너한테 상처가 되는 것인지 알게 됐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당일에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사과한 상태에서 또다시 그랬다는 걸 보며 ‘안 지사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9시 안 지사 관련 대책 논의를 위해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당 지도부를 포함한 소속의원들이 미투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차기 당대표·대선주자로 점쳐지는 안 지사가 성폭행 논란에 휘말리면서 당 차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야권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안 지사에 대해 “참 나쁜 사람이다. 최대한 빨리 모든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안 지사의 수행비서 김씨가 안 지사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방송 인터뷰가 나온 직후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피해자 수행비서의 눈물의 폭로를 듣고 있자니 안 지사는 참 나쁜 사람”이라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변명도 무척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배신감이 차올라 치가 떨린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이렇게 와 닿을 수 있을까”라며 “정의롭고 상식 있는 정치인 안희정의 본모습이 ‘이미지’였고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안 지사는 지사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적극 임하라”고 촉구했다.
/하정연·박우인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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