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064820)투자증권이 인수하려던 SK증권(001510)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J&W파트너스로 넘어가게 됐다.
SK그룹은 5일 그룹이 보유한 SK증권 지분(10%)을 매각하기 위해 J&W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가격은 케이프투자증권과 논의하던 가격(600억원)보다 낮은 515억원으로 경영권 매각임에도 프리미엄을 뺀 수준이다.
앞서 SK㈜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SK증권 지분 전량을 공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8월 케이프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프컨소시엄은 PEF운용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조성하고 케이프투자증권이 투자자(LP·유한책임사원)로 참여하는 인수방식을 추진했다. 이는 과거 케이프그룹이 케이프투자증권의 전신인 LIG증권을 인수할 때와 유사한 구조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과거는 케이프가 증권업을 하기 전으로 LP에 참여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모회사인 케이프그룹의 인수에 증권 자회사인 케이프투자증권이 참여하는 형식이어서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실질적인 인수자를 케이프투자증권이 아니라 케이프그룹으로 본 것이다.
케이프를 대신해 국내외에서 금융회사를 포함한 인수합병(M&A) 경험을 보유한 J&W파트너스는 미래에셋대우와 PEF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 출신 장욱제 대표 등이 설립한 신생 PEF운용사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 신우, 독일에 상장된 결제 관련 기업 페라텀 등에 투자했다. J&W파트너스는 SK증권 입찰에 초반부터 참여해 핀테크 비즈니스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지분 인수 이후 기존 SK증권 임직원에 대한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임직원 고용안정을 최우선 조건으로 봤으며 J&W의 PEF 투자자도 탄탄한 국내 기관투자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J&W파트너스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SK증권 지분 매각 절차는 마무리되고 SK증권은 25년 만에 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J&W는 케이프와 달리 계열 증권사를 보유하거나 참여시키지 않기 때문에 운용사(GP)와 30% 이상 투자한 주요 LP에 대한 심사가 끝나는 대로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제시한 시한은 내년 상반기까지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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