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2000년 한국전력은 호주 베이스워터 유연탄광 지분 5%를 전량 매각했다. 한전의 손을 떠난 베이스워터 사업은 2001년 인근 광산과 합병한 후 생산량이 급증해 2016년 기준 연간 1,700만톤을 기록했다. 긴 안목을 갖지 못한 해외자원개발의 실패사례다.
외환위기 후 20여년,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해외광구를 정리하는 것도 모자라 개발기능까지 민간에 넘기기로 했다. 잇단 투자 실패와 천문학적 부채 탓이라지만 해외자원개발의 지렛대 격인 공기업이 사라지면 대한민국은 ‘차포(車包)’ 떼고 글로벌 자원전쟁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TF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해외광구 지분을 모두 매각해 3조1,289억원을 회수하는 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시했다.
TF는 총투자금액 5조6,378억원, 기회수금액 5,252억원을 감안하면 2021년 회수율을 6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이대로라면 약 2조5,000억원의 손실이 확정된다.
더 큰 문제는 해외자원개발의 토양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리튬과 구리 등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정권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샤워실의 바보(정부 개입이 과도할 때 생기는 역효과)’로 전락하고 있다. /세종=김상훈기자 박형윤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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