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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축구공 서로 바꿔가며 화폐 필요성 배웠어요"

■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경제·금융교실' 가보니

동호초1·2, 팀 이뤄 물물교환 게임

원하는 물품 교환·실패 과정 통해

화폐와 시장 기능 자연스럽게 터득

은행·저축 개념도 머릿속에 쏙쏙

8일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경제·금융교실’에 참여한 서울 성동구 동호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교재를 들어보이고 있다./이호재기자




“짝꿍한테 양말 한 켤레와 사탕 한 개를 주고 축구공 한 개를 얻었어요. 돈이 없었던 옛날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직접 교환하면서 필요한 것을 얻어야 했다니 불편했을 것 같아요.”(허성연·서울 동호초등학교 1학년)

“시계를 갖고 싶었는데 제가 가진 곰 인형을 필요로 하는 친구가 없어서 교환을 못했어요. 곰 인형이 여러 개 있었으면 친구가 바꿔줬을 텐데 한 개밖에 없었거든요. 물건을 직접 교환하는 게 어렵다는 걸 배웠고 화폐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도와준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고가영·서울 동호초등학교 2학년)

8일 오후 점심 식사를 마친 후라 졸음이 올 법도 한데 서울 성동구 동호초등학교 돌봄교실 1·2학년 26명의 학생들은 삼삼오오 팀을 이뤄 물물교환 게임을 하며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화폐로 만나는 경제사’를 주제로 진행된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Fun뻔 경제·금융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은 인형과 시계·축구공·신발·양말·요요·피자·바지 등 총 12종의 물품이 그려진 카드 중 세 장씩을 받았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무작위로 나눠준 물품카드를 들고 친구가 가진 다른 물품카드와 바꾸기 위해 교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5명의 학생은 여러 번 교환 끝에 원하는 물품의 카드를 얻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원하는 카드 교환에 실패해 발을 동동 구르며 실망한 표정이었다.

게임이 끝난 뒤 “원하는 물품카드를 얻게 된 친구들이 많지 않았죠. 이러한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없애려고 화폐와 시장이 태어났어요”라는 선생님의 설명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폐와 시장의 필요성과 기능·가치를 터득해갔다.

이어서 교실 컴퓨터 화면에 물물교환과 물품화폐·금속화폐 등으로 발전하는 화폐의 변화상이 나오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쳐다봤다. 지금과 같은 화폐가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조개껍질과 비단·소금 등을 거래에 사용하는 장면을 보면서 키득거리며 웃는 학생도 있었다. 어떤 부분이 재밌어서 웃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학생은 “소금을 돈 대신 줬는데 실수로 바닥에 흘리거나 물에 다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당황했을 것 같아 웃음이 났다”고 답했다.



화폐를 보관하는 장소로서의 ‘은행’과 보관하는 행동인 ‘저축’의 개념도 소개됐다. 은행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고, 물건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묻는 ‘은행에 가요’ 게임이 시작되자 교실은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앞다퉈 손을 번쩍 들며 큰소리로 “은행원과 돈 나오는 기계, 그리고 순서표 뽑는 기계를 볼 수 있다”고 정확한 대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은행과 달리 ‘저축’의 개념은 처음에 생소하게 느끼는 모습이었지만 곧 수업을 들으며 바르게 이해했다. 한 2학년 학생은 “저축은 저금과 같은 것”이라며 “저축을 하면 나중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는 사이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경제 상식이 차곡차곡 쌓였다.

서울경제 경제·금융교실은 어린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학습 동기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서울경제신문은 오는 7월까지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초·중·고등학교를 찾아 경제·금융교실과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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