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맞서면서 최근 몇 년 간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을 이끌던 ‘쌍두마차’가 잇달아 중앙 정치무대에서 퇴장했다.
사민당 소속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새 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장관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마르틴 슐츠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임한 데 이어 당내 유력인사인 가브리엘 장관도 물러나는 것이다. 가브리엘 장관의 후임에는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이 내정됐다.
가브리엘 장관은 이날 dpa통신에 “새 정부의 일원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사민당을 이끄는 정치적 의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차기 당 대표로 내정된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와 올라프 숄츠 임시대표는 가브리엘 장관에게 유임 불가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브리엘 장관은 대연정 내각에서 경제·에너지부에 이어 외무부 수장을 맡고, 당 대표도 역임하는 등 화려했던 정치 이력을 자랑한다. 가브리엘 장관은 슐츠 전 대표의 후퇴로 장관직 유임 가능성을 남겼으나, 결국 당내 권력 구도에서 밀려났다.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대연정 협상에서 외무와 재무·법무·환경 등 6개의 장관직을 맡기로 했다. 사민당은 오는 9일 내각에 참여할 각료 명단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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