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최고금리 인하 압박에 우는 소리를 하던 대부금융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묻지마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최고금리 인하 압박에 대부업계가 “이러다 고사한다”고 우려했지만 정작 실적은 대폭 개선된 것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금융업계 상위 20개사의 영업이익은 7,228억원으로 전년(6,577억원)보다 9.9%나 늘었다. 당기 순이익도 지난해 6,127억원(잠정치)으로 2016년 5,569억원보다 10.0% 증가했다.
법정 최고금리는 2016년 3월 연 34.9%에서 지난해 27.9%로 인하됐다. 금리 인하가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2016년보다는 지난해 금리 인하 영향이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자수입액이 총 2조4,827억원으로 전년보다 900억원 가량 줄었다.
하지만 순이익 등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탓에 업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엄살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부금융업계 20개사의 대출잔액은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 면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출잔액은 10조4,000억원에 육박했고 신용 및 담보대출 차주 수는 2016년 말 기준 192만8,000명에서 지난해 말 194만3,000명 선으로 늘었다. 반면 기타 지출은 조금씩 감소했다. 사회공헌금액은 전년보다 400만원 감소한 34억9,200만원, 광고비로는 4억원 가까이 줄어든 558억4,400만원을 지출했다.
물론 대부금융업계는 이 같은 영업이익·순이익 증가가 박리다매 식으로 영업에 나선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자 영업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산을 불리고 대출 건수를 늘린 것”이라며 “자산 대비 영업이익을 따지면 이익률은 급감했다”고 말했다. 또 “대형사는 자산을 늘리는 등 외형을 키울 수 있지만, 중소 업체는 이를 택하기 힘들다”며 “최고금리가 24%로 또 한 차례 낮아지면서 업체들이 무한정 박리다매로 버티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자산 대비 영업이익은 2016년 15.93%에서 지난해 15.26%로 소폭 감소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윤경 의원은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서민에 대한 대출공급 축소와 업계 고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반대논리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한 최고금리가 추가로 20%까지 인하될 여력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