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에 이어 미국의 보복관세 우려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중국펀드가 다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펀드는 상하이종합지수 급락에 수익률이 마이너스 10%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초 중국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일부 중국펀드가 5% 이상 오르는 등 재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일 금융정보사이트인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중국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누적 평균 수익률은 3.52%로 글로벌 평균 1.63%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 증시 폭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10%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중국펀드 회복세가 감지되는 것은 펀드 추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펀드평가가 3월 새로 추천한 펀드 19개 중 중국펀드가 5개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과 한화투자증권에서 추천한 ‘한화중국본토[자]H(주식)C-A-e’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지목한 ‘KB연금중국본토A주[자](주식)C-E’,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자]1(주식)C-C-e’ 등이 모두 이달 신규로 추천된 중국펀드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6일과 9일 1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며 일주일 만에 10%나 떨어져 장 중 3,0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2009년과 2015년의 ‘차이나 쇼크’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다시 3,300선을 회복하며 기존 차이나 쇼크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안도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점도 강조한다. 중국 증시 씨에스아이(CSI) 300지수(대형주 중심)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차이나(China)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모두 13배 수준이다. 이는 미국(17배), 일본(15.4배) 등 선진국 증시뿐만 아니라 베트남(20배)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란 설명이다.
중국펀드의 수익률도 이를 증명한다. 한화ARIRANG합성-HSCEI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 9.5%로 해외펀드 수익률 평균에도 거의 2배 이상이다. 이외에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7%가 넘는 펀드도 9개에 달한다. 특히 한화ARIRANG합성-HSCEI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삼성KODEX China 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이날 하루 수익률이 5%대를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가 기대된다.
운용사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및 바이오 기업의 중국 본토 상장을 위한 수익성 요건 완화, 차등의결권 허용 등 이번 양회에서 자본시장 개혁이 핵심 안건으로 언급될 것으로 보여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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