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헌법자문특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바꾸는 내용의 개헌 자문안(정부안 초안)을 확정했다.
자문위는 애초 권력구조를 ‘4년 중임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중임제는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차기 대선에 나올 수 있다. 연임제는 4년 임기 직후 치러지는 대선에서 당선돼야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대선에서 패배하면 다시 도전할 수 없다. ‘개헌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현행 헌법 규정상 문 대통령은 권력구조가 바뀌어도 연임할 수 없다.
개헌 초안에 수도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현행 헌법에는 수도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다. 다만 헌법에서 직접 수도를 규정하지 않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도록 위임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법 위헌 결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12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기 위한 신행정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헌재는 관습헌법을 근거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4·19혁명 이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촛불혁명은 현재 시점과 너무 가까워 빼기로 했다.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헌법 조항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정당은 물론 범여권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정부 개헌안 마련에 반발하고 있어 국회 처리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문 대통령이 정부 개헌안을 발의한 후라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내놓는다면 정부안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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