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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교육에서 길을 찾다]AI가 수업하고 VR 체험학습...학교가 송두리째 바뀐다

<2회>교실 접수한 에듀테크'

지식 전달은 클라우드로, 교실선 문제해결 능력·창의력 길러

글로벌 에듀테크시장 年 17% 성장...英은 관련 예산만 1.3조

한국은 IT강국 조건 갖추고도 아직도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일본의 한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AI,빅데이터, VR, 증강현실(VR) 등의 기술을 이용한 ‘에듀테크’가 전세계 학교에 급속도로 도입되고 있다. /사진=일본N고등학교




시카고의 초등학교 6학년 마수마 칸의 세계사수업. 태블릿PC를 열어 선생님이 미리 업로드해준 자료와 에세이 과제를 확인한다. 고대 아테네와 현재 미국의 교육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하라는 과제다. 칸이 에세이를 작성·제출하면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곧바로 피드백을 해준다. 대신 수업시간에는 같은 주제를 놓고 친구들과 토론을 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삶은 크게 달라졌지만 교육 변화는 더뎠다. 교사가 획일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이 피동적으로 수용하는 교실 풍경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 ICT)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은 학교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즉각적으로 콘텐츠에 접근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학습 프로세스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에듀테크’가 교실을 접수한다=지난 2016년 미국 조지아공대의 컴퓨터 공학과 학생들은 학기 시작 5개월이 지난 즈음 깜짝 놀랐다. ‘질 왓슨’이라는 이름의 조교가 사람이 아닌 AI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질 왓슨은 수백명의 학생들이 보내는 e메일 질문에 새벽이든 낮이든 척척 답해줘 교내에서도 우수 조교로 꼽힐 정도였다.



지금은 AI가 조교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사 자리까지 꿰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교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학생의 수학 능력에 맞는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AI 교사의 소프트웨어 비용은 우수한 인간 교사의 인건비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 공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교육전문가인 앤서니 셀던 버킹엄대 부총장은 “AI 교사의 출현은 인쇄술의 발명과 맞먹는 획기적 변화”라며 “10년 후에는 AI가 인간 교사를 대체하고 각 학생들은 자기 수준에 맞는 개인 AI 교사와 함께 전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립학교에서도 이튼이나 웰링턴과 같이 비싼 사립학교가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데이터·클라우드·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에듀테크는 이미 교실을 본격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클래스룸이다. 각종 자료 업로드, 문서작성, 과제 제출, 시험 등 교실에서의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교육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미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절반이 넘는 1,500만명이 쓰고 있다. VR과 AR는 기존의 2D 교실을 3D로 바꾸며 학생들이 가상체험을 통해 살아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용 VR프로그램인 구글 익스퍼디션 파이오니어를 활용하면 만리장성에서부터 화성까지 다양한 지역을 가볼 수 있다. 현재 500곳 이상의 가상체험 프로그램이 나와 있으며 이미 영국에서만 50만명 이상의 학생이 이를 활용해 교육을 받았다. 임재환 에듀테크산업협회장은 “단순지식 전달의 주입식 강의는 클라우드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교실에서는 토론과 체험 중심으로 이뤄지는 교육의 대전환이 선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에듀테크 덕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에듀테크 투자 급증…뒤처진 한국=에듀테크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에드테크글로벌에 따르면 에듀테크 시장은 매년 17%씩 성장해 오는 2020년이면 2,52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핀테크 등 ICT 기반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영국은 에듀테크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영국 학교들이 에듀케이션 관련 기술에 매년 쓰는 예산만 9억파운드에 달하고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9조원, 관련 기업만 1,000여개에 달한다.

반면 뜨거운 교육열과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조건을 갖춘 한국은 교육 혁명 열풍에서 아직은 비켜나 있다. 디지털 교과서의 경우 도입됐지만 플랫폼으로 연결된 게 아니라 e북 수준에 불과하다. 클래스팅과 같은 앱도 학습관리 도구라기보다 교사와 학부모·학생 간 소통 도구 정도로 활용되는 실정이다. 홍 소장은 “우리나라 교실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 머무르고 있다”며 “심지어 와이파이조차 깔리지 않은 학교가 많아 에듀테크 도입은 아직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 1~2년 사이에 미국과 영국의 교실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2~3년 뒤처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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