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미국 문화·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디즈니가 14일(현지시간) 전략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이날 보도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디즈니가 당장 실행에 옮길 조직 혁신의 초점은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강화에 맞춰졌다. 디즈니는 ‘소비자 직접 제공(direct-to-consumer) 및 인터내셔널’이라는 새 사업본부를 만들었다. 이로써 디즈니는 기존 디즈니 파크 및 소비자 제품, 미디어 네트워크,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4개 본부로 조직이 재편됐다. 신설된 조직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플랫폼과 기술 역량을 총괄한다.
새 조직의 책임자로는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케빈 메이어가 선임됐다. 디즈니는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훌루 지분을 갖고 있고 스포츠 콘텐츠로는 ESPN+를 갖고 있다. 디즈니의 야심은 내년부터 북미 최대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것이라고 미디어 매체들은 관측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미래를 위해 회사를 더 나은 위치로 옮기기 위한 전략”이라며 “예능과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디즈니월드와 파크, 어드벤처 등 테마파크 리조트 사업과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 디즈니는 미국 내 최대 콘텐츠 그룹으로 도약했다. 디즈니는 1996년 ABC 방송을 시작으로 2006년 애니메이션 픽사, 2009년 마블, 2014년 루카스필름을 잇달아 인수했다. 작년 12월에는 21세기폭스 영화·TV사업을 524억 달러(57조 원)에 인수하는 메가딜을 성사시켰다. 피합병 회사인 ABC 방송 대표였던 아이거 CEO는 배를 옮겨탄 뒤에도 승승장구해 12년째 미디어 거함을 이끌고 있다.
CNBC는 “픽사, 마블에다 스타워즈를 보유한 디즈니가 폭스 스튜디오 콘텐츠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옮겨놓으면 훨씬 더 막강한 콘텐츠 파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