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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9세 실업률 高高...대졸자는 웁니다

15~29세 청년 중 증가폭 최대

작년 9.5%로 10년새 3.2%P↑

15~19세 9.3%→8.7%와 대조

대·중기 근로조건 격차해소 필요





지난해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영문학과를 졸업한 박모(28)씨는 1년가량 흐른 지금까지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 학점 4.5 만점에 4.1에다 900점을 웃도는 토익 점수 등 우수한 ‘스펙’을 보유했지만 그에게 공기업와 대기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박씨는 올해도 공기업과 대기업의 문을 계속 두드릴 계획이다. 중소기업에서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 낮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느니 차라리 영어교육 대학원으로 진학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15~29세 청년 가운데 25~29세의 실업률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29세 실업률은 9.5%로 10년 전인 2007년 6.3%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져보면 무려 50.8%에 이른다. 반면 20~24세는 같은 기간 8.6%에서 10.6%로 2%포인트 올랐다. 증가율은 23.3%로 25~29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현재는 20~24세의 실업률이 25~29세보다 1.1%포인트 높지만 조만간 25~29세 실업률이 20~24세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15~19세 실업률은 9.3%에서 8.7%로 0.6%포인트 오히려 떨어졌다. 이로써 25~29세의 실업률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5~19세를 추월했다.

문제는 실업률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가 다름 아닌 25~29세라는 점이다. 고용시장에서 25~29세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핵심 근로 연령층일 뿐 아니라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밀집해 있는 나이대다. 이들의 높은 실업률은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개인 입장에서는 어려운 취업환경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갖기 위해 자격증 취득, 어학연수 등에 경제적·시간적 비용을 투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대졸 청년의 평균 졸업소요 기간은 61개월이다.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2개월이다.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눈높이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청년의 첫 직장 근속기간은 19개월밖에 되지 않고 일을 그만두는 이유 가운데 근로여건 불만족 비중이 51%를 차지한다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국가로서도 이들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은 가뜩이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동력 감소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만혼 추세와 저출산 심화에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 고용의 근본적 장애요인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대책의 일환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조건 격차 해소가 요구된다”며 “또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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