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28일 최근 은행을 중심으로 고위험 ETF 신탁상품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경보 단계는 가장 낮은 ‘주의’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판매한 ETF 신탁상품 중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 등 고위험등급 ETF 신탁은 4조1000억원 규모로, 2015년 3000억원에서 2년만에 15.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ETF 가입규모가 5.2배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서도 1~2월 월 평균 판매액이 6379억원으로 지난해 월 평균 3449억원의 2배 가량에 육박하는 등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고위험 ETF 상품은 최대 원금 전액 손실도 가능한 투자상품이다. 레버리지 ETF 신탁의 경우 기초지수 하루 변동률의 2배까지를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으로, 주가지수 등 기초지수 등락폭보다 손익의 변동폭이 더 커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기초지수가 1000→975→1000으로 내렸다가 회복할 때 이와 2배 연동된 레버리지 ETF는 1000→950→998.6으로 가치가 움직여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게 된다. 특히 기초지수가 최초 시점보다 상승하더라도 등락을 반복하는 경우라면 레버리지 ETF의 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수 있는 상황.
금감원은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미국 금리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에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고위험 ETF 투자손익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이후 고위험 ETF 상품과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19건에 그치지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민원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의견이다.
이에 금감원은 소비자 피해를 선제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 실무협의회를 통해 소비자경보 발령을 확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는 재무상황, 투자성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금융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며 “소비자경보 발령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은행을 지도하는 한편 민원 증가 등 불완전판매 소지 발견시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도 개별상품의 이상징후, 민원유형의 쏠림현상 등을 조기 식별·대응할 수 있도록 다음달 민원관리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해 소비자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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