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북부에 있는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 28일(현지시간) 폭동이 일어나 최소 68명이 숨졌다.
BBC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날 베네수엘라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동이 일어나 재소자와 경찰관 등 적어도 6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타렉 사브 검찰총장은 즉각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재소자들은 오전 4시부터 수감시설에 불을 질렀다. 이후 혼란한 틈을 타 교도관들을 인질로 붙잡고 진압 경찰과 대치했다.
사망자 다수는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들이지만, 이들을 면회 왔던 여성과 아이들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 관계자는 경찰관도 한 명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폭동 이후 일부 가족들은 인근 경찰서로 몰려들어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한 가족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두 알고 싶다”며 사태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BBC는 재소자들이 탈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매트리스에 불을 지른 후 폭동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과밀화와 부족한 식품 공급 등 수감시설 내 열악한 처우에 불만을 품은 재소자들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설에 불을 지르고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비정부단체인 우나 벤타나 아 라 리베르타드는 “이번 폭동이 과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교정시설 환경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극심한 경제위기에 직면한 베네수엘라는 수감시설 초과수용으로 악명이 높다. 베네수엘라에는 약 30개의 교도소가 있으며 대부분이 범죄 조직 장악과 무기 및 마약 거래, 교도소 밖 범죄 모의, 과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시민단체 ‘자유의 창’의 카를로스 니에토는 “경찰서 시설은 실제 수용 가능 인원보다 5배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선 폭동이 빈번히 발생한다. 2013년 이후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숨진 재소자가 61명에 이른다.
작년 8월 남부 아마조나스 주에 있는 푸에르토 아야쿠초 교도소에서 폭동을 일으킨 무장 재소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 유혈 충돌이 일어나 최소 3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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