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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 단계적 비핵화 긍정 평가"...美와 해법 달라 대립 불가피

■文·양제츠 무슨 얘기 오갔나

70분 대화 중 절반이 北 비핵화

양제츠 "남북·북미회담 지지"

협력 다짐하며 '中 패싱' 해소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접견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던 북중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접견시간 70여분 중 절반가량을 할애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한미가 평화실현을 위한 ‘단계적·동시조치’를 취한다면 비핵화를 하겠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 문 대통령은 양 위원과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양 위원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확인돼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강조하는 미국과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추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대립과 마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양 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한반도 상황이 진전된 것이 문 대통령의 노력 덕분이라고 진단하면서 문 대통령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동시에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대화를 하려는 김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양 위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월 초 우리 정부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를 보낸 뒤 정 실장을 다시 중국 등에 보내 김 위원장 면담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했듯이 이번에는 중국이 양 위원을 방한시켜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 간 최근 회담 내용과 향후 전망을 설명해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 위원 접견 내용을 바탕으로 4~5월 양자정상회담(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의 얼개를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2차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진전 시 이에 상응하는 한반도 평화정착 및 주변국과의 공동번영 조치를 논의하는 다자간 협상의 틀(6자회담 등)을 마련할 때 양 위원 접견내용을 참고로 할 가능성이 있다.



양 위원은 문 대통령 예방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동에서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남북이) 이 회담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또 “우리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강화해 한반도 정세의 완화적인 추세가 계속 공고해질 수 있도록 계속 추진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남북미 3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차려지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이 소외되고 있다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론’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중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6자 회담이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 상태인 만큼 이번 북중정상회담과 양 위원의 방한을 계기로 다시 한 번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날 자리에서 6자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핵 문제가 북미 간의 이슈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비핵화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중재 속에 북미 정상이 만나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그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의 항구적 구축을 논의하려면 한국전쟁의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의 긴밀한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양 위원의 이번 방한도 그런 흐름 속에서 이해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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