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내부를 시민에게 공개한다.
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따르면 옛 전남도청 복원협의회는 다음달 15일부터 6월 17일까지 옛 도청과 부속건물을 34일간 일반에 개방한다. 개방되는 옛 전남도청 건물에서는 시민군 활동 중심으로 5·18 역사현장을 안내하며, 원형훼손 논란에 휩싸인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1980년 5월 항쟁 이후 고통 속에서 살아온 5·18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해설사와 함께 역사현장을 탐방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옛 도청 회의실(민원실)에서는 청사 건립부터 5·18과 촛불혁명 등 도청의 100년 역사가 담긴 자료를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공동으로 선보인다. 이밖에 항쟁 당시 광주 시내 지도를 퍼즐로 완성하고, 사적지 낱말풀이와 오월카드를 활용해 5·18 역사를 이해하는 체험행사를 마련한다. 5·18 가치와 의미를 새기는 스마트폰 영상 콘텐츠 공모도 진행한다.
옛 도청과 전남경찰청 6개 보존건물은 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시민군 상황실과 방송실 철거 등 ‘원형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2015년 11월 전당 개관에 맞춰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역사현장으로도, 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으로도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5월 전당 개관 1년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열흘간의 나비떼’라는 주제로 광주 정신을 구현한 전시물을 채워 한 달 동안만 개방했다.
문화전당과 광주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협의회는 2021년 완료를 목표로 옛 도청 복원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각종 자료와 증언을 수집했지만, 당시 모습 고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2차례 복원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공고를 냈는데 제안서를 낸 업체가 한 곳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전당 관계자는 “이번 개방행사가 현대사 주요 장면마다 시민과 함께한 옛 전남도청에 대한 기억을 모으는 계기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옛 도청에 터를 잡은 전당이 5·18 정신을 계승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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