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 정상회담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북이 경호·의전·보도 부문 실무협상을 위해 5일 머리를 맞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는 북측을 오전10시부터 점심시간 없이 4시간 동안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났다. 우리는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신용욱 경호처 차장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북한은 6명으로, 김창선 수석대표(국무위원회 부장), 신원철, 리현, 로경철, 김철규, 마원춘 대표 등이다. 특히 양 정상의 ‘복심’인 윤 실장과 김 부장의 만남이 관심을 끌었다. 당초 수석대표로 조 비서관이 나설 예정이었지만 김 차장으로 바뀐 것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측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자는 취지에서 격을 높여 이야기하자고 요청이 왔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정상의 동선, 대면 시점과 방식, 회담 시간과 오·만찬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며 결론은 내지 못하고 한 차례 이상 추가로 만나기로 했다. 권 관장은 “진지하고 꼼꼼하게 회의했다”고 전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김 위원장이 MDL을 어떤 식으로 넘을지다. 부인인 리설주가 동행할지도 관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평양 방문 때 자동차로 이동하다 노란색 선이 그어진 MDL 앞에서 내려 권양숙 여사와 함께 걸어서 넘었다. 김 위원장도 푸른색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 사이의 MDL을 걸어서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MDL 앞에서 직접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판문점 안에 도로가 깔려 있어 김 위원장이 차량을 타고 바로 회담장인 평화의집에 당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가 회동할지도 관심거리다. 과거 정상회담과 달리 ‘당일치기’이고 장소도 좁아 동행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과 북한이 ‘정상국가’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해 동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서고 있다./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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