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5년차 애널리스트 권아민씨는 매일 오전 7시30분 사내 모닝미팅에 참석한다. 미팅에는 애널리스트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브로커들이 모인다. 이 곳에서 애널리스트는 오늘 알아야 할 시장 상황을 설명한다. 국내외 매크로 경제를 담당하는 권씨는 주로 전일 선진국 증시와 통화정책 변화를 브리핑한다. 리포트는 주3회 정도 발간하지만 미국의 고용지표, 금리인상 등 굵직한 이슈가 있을 때는 야근도 불사한다. 작성된 자료는 짧은 모닝미팅을 통해 브로커에게 전달되고 고객의 투자 길잡이가 된다. 가장 큰 고객은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이다. 권씨는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작성해 고객들에게 자신의 뷰(시각)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게 주요 업무”라며 “세미나를 통해 투자자들은 투자 방향을 정하고 리서치센터에 대한 신뢰를 쌓는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는 장이 시작되면 시장 흐름을 살피면서 세미나를 준비한다. 권씨는 주 3~5회 기관투자자 세미나에 참석하는데 세미나는 30분~1시간 정도 진행된다. 하지만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는 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연차가 쌓여도 리포트 주제 선정은 어렵다. 권씨는 “고객들을 자주 만나고 통화하다 보면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발제를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을 자주 많이 만나야 하는 이유다.현장 방문도 경제 동향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권씨는 유통 애널리스트와 함께 일본 출장을 다녀온 후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본 저성장 시대의 시사점’이라는 88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를 발간했다. 세미나가 없는 날은 오후 장이 마감할 때까지 고객들이 요청한 ‘리퀘스트’를 처리한다. 주로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리퀘스트 업무는 애널리스트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척도다.
미래에셋대우 3년차 리서치어시스턴트(RA) 김민경씨의 하루도 모닝미팅~리퀘스트로 이어진다. RA인 김씨는 애널리스트가 투자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찾고 세미나에 함께 참석한다. RA는 애널리스트가 되기 전 1~3년간 거치는 일종의 교육 기간이다. 김씨는 대학에서 공학과 상경계열을 융합할 만한 직업을 찾다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구직활동을 했다. 특히 다양한 증권사에서 인턴활동을 하며 경력을 쌓은 게 취직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김씨는 대학 전공을 살려 정유화학 업종을 담당한다.
개장 전까지는 투자자들에게 메신저나 텍스트를 통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한다.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는 장이 시작된 후에도 주가 흐름을 묻는 고객의 ‘콜(전화)’을 많이 받는다. 이런 고객들에게 유연하게 응대하기 위해 RA는 장중 틈틈이 ‘로우(raw)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정유화학 업종 분석에 필요한 WTI 지수 등을 정리하는 일이다. 김씨는 “애널리스트는 논리를 파는 사람”이라며 “로우데이터로 논리를 만들어 해당 기업의 주가를 전망하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탐방도 주요 업무다. 기업 IR 담당자를 만나 실적, 사업 현황 등을 파악해 목표주가에 반영해야 한다. RA에서 애널리스트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실제로 1~3년 간 RA 기간 중 퇴사율도 매우 높다. 때문에 ‘마인드’가 중요하다. 김씨는 “업무 특성상 습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삶의 균형이 깨진다”라며 “본인이 주식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야 일을 즐길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