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되는 EBS1 ‘장수의 비밀’에서는 ‘함께라서 좋아 꼼꼼한 할배와 터프한 할매’ 편이 전파를 탄다.
봄 전령 홍매화 향이 진동하는 순천 구강마을. 농사일하느라 산과 밭으로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오늘의 장수인 부부! 바로, 조명훈(82) 할아버지와 박영자(78) 할머니다.
마을 꼭대기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소나무 숲 아래 노부부의 일터가 있다는데. 참나무 원목에서 자연방치 농법으로 키워내는 표고버섯 농사! 지금 이맘때면, 수확과 동시에 종균 접종을 시작해야 하기에 허리 한번 펼 새도 없이 바쁘다고.
표고버섯 농사뿐만 아니라 밭을 갈아 도라지 씨 뿌리고 참깨도 심어야 하기에 일손이 부족하지만 오로지 두 사람의 힘만으로 농사를 짓고, 지금껏 일궈왔다는데. 고된 농사일에 손가락이 굽었지만, 여전히 일에서 손을 뗄 생각이 없으시다고.
그런데, 평생 농사 파트너인 노부부가 아직도 불협화음을 낸다?! 극과 극인 농사 작업 스타일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티격태격한다고. 55년 세월을 함께 살아오면서 때로는 티격태격하지만 여전히 알콩달콩한 노부부가 만드는 가슴 따뜻한 봄 이야기를 ‘장수의 비밀’에서 만나본다.
▲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수상한 노부부?!
봄기운이 완연한 순천의 한 작은 마을. 이른 아침부터 경운기를 타고 산으로 향하는 오늘의 장수인 부부가 있다. 산에 도착해서는 전기드릴로 참나무 원목에 구멍을 뚫고, 구멍 난 자리에 엄지손가락만 한 ‘무언가’를 쏙쏙 집어넣는데. 과연 오늘의 장수인은 어떤 농사를 짓는 걸까?
▲ 완벽주의자 꼼꼼한 할아버지 VS 거침없는 터프한 할머니
추위가 지나가고 완연한 봄이 되니 농촌의 일상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는데. 이 중에서도 마을에 소문난 일쟁이인 조명훈 할아버지와 박영자 할머니는 표고버섯과 도라지, 참깨 등 다양한 종목의 농사를 짓느라 산과 밭으로 바삐 다니신다는데.
55년 긴 세월을 함께 일해 왔기에 손발이 척척 맞을 법도 하지만, 아직도 불협화음을 낸다고. 그 원인은 바로, 달라도 너무 다른 작업 스타일 때문이라는데.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의 할아버지는 모든 농사일이 본인 손을 거쳐야 안심되신다고. 그래서 같이 일하는 할머니에게 끝도 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나, 꼼꼼한 할아버지와 반대로 과감한 성격의 터프한 할머니는 단시간 내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거침없이 일하시는데. 해야 할 농사일들은 수두룩한 상황에서도 밭에 작은 돌멩이 하나 용납 못 하는 완벽주의자 할아버지 때문에 속이 터지는 할머니다.
매일 같은 작업을 하면서도 티격태격,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부부다.
▲ 열혈일꾼 할아버지의 유일한 일탈?!
평생 농사 모범생이신 조명훈 할아버지에게도 유일한 일탈이 있다는데. 바로, 5일장을 찾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약주를 드시는 거라고. 아무리 농사일이 바빠도 장터는 꼬박꼬박 챙겨 가신다는데. 순천 지역 5일장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장터 사랑이 남다른 할아버지다. 몇 안 남은 같은 연배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눌 때가 사는 낙이라 말하는데.
할아버지가 얼큰히 취해 온 날에도 싫은 기색 없이 든든한 해장국까지 챙기며 내조를 하는 할머니. 화낼 법한 일도 그냥 눈 딱 감고 다 이해하려고 하신다는데. 때로 철없는 아이 같은 할아버지와 모든 것을 포용해주는 할머니. 부부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 “부모”라는 이름 뒤로 감쳐온 눈물
5일장을 찾아다니며 술을 드시는 조명훈 할아버지가 처음부터 술을 좋아하고 즐겼던 것은 아니었다. 조명훈 할아버지와 박영자 할머니는 슬하 5남매를 두고 있지만, 사실 그 위로 자식 한 명이 더 있었다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첫째 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만 했다는데.
딸의 죽음 후 할아버지는 석 달을 술로 보내며 숨 쉬는 매 순간이 괴로움이었다고. 3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노부부에게는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는데. 그 때문에 여장부 할머니도 할아버지가 술 드시는 것을 이해하신다고. 크나큰 아픔도 함께 이겨내며 남은 5남매를 악착같이 키워온 장수인 부부다.
▲ 미우나 고우나~ 55년 평생 동반자
조명훈 할아버지와 박영자 할머니는 부부의 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55년째. 남부럽지 않게 잘 자란 자식들은 노부부에게 더는 일 하지 말라고 성화지만, 노부부는 자식들에게 폐 끼치는 게 싫어 지금껏 일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고. 때로는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데. 할머니는 행여 할아버지가 술 드시고 다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매번 장터에 직접 모시러 가신다고.
일하랴 살림하랴 할아버지 에스코트하랴 평생을 고생한 할머니를 위해 손재주 좋은 할아버지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데. 과연 할아버지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은 할머니의 반응은? 6일 저녁 8시 40분 EBS1에서 ‘함께라서 좋아 꼼꼼한 할배와 터프한 할매’가 공개된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