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만 해도 야구장에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롯데자이언츠의 본 고장인 부산 사직구장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전 구장에서도 클라우드가 판매된다. 롯데주류가 맥주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하이트진로를 밀어내고 대전 구장의 맥주 판매권을 추가로 따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다. 선수들의 경쟁과 팬들의 치열한 응원전 외에도 야구장에서는 또 다른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매점을 독점하기 위한 맥주 업체들의 입찰전이다.
맥주 업계에 따르면 야구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매점에 제품을 넣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각 지역별 야구장 매점의 경우 연간 단위 입찰을 통해 1~2개의 업체만 제품을 납품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우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다. 숫자로는 하이트진로와 같은 4곳을 운영 중이지만, 잠실과 고척 등 매출이 높은 서울 지역 구장을 꽉 잡고 있다. 참고로 오비맥주는 잠실에서 카스 생맥주와 페트 제품 외에도 버드와이저 캔 제품을 판매 중이다. 수입 맥주가 입점 된 곳은 국내 야구장에서는 잠실이 유일하다. 오비맥주는 이 외에도 광주 구장과 부산 사직 구장에 카스를 입점 시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대구와 마산, 인천, 수원 구장 등 지방 경기장 4곳에 하이트를 납품하고 있다.
오비와 하이트 양강 구도 틈에서 눈에 띄는 것은 후발주자인 롯데주류다. 2014년 클라우드를 시작으로 맥주 사업에 뛰어든 롯데주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산 사직 구장에서만 클라우드 캔 제품을 판매했었다. 그것도 오비맥주가 카스를 넣기 시작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대전 구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부산 구장에서는 기존에 판매하던 클라우드 외에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 피츠도 새로이 납품을 시작했다.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야구장은 판매량 대비 수익성이 좋은 판매처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 업계가 야구장 영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바로 스포츠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구장을 찾는 수 많은 야구팬은 물론이고 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제품을 노출 시킬 수 있어 홍보 효과가 크다”며 “아무리 수익이 낮아도 야구장 입점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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