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인천 연평어장의 봄어기 꽃게 조업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어획량이 크게 줄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해 가을어기에 이어 올해 봄어기 어획량도 크게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인천시 옹진군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서해 북단 연평어장 어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휴어기를 끝내고 이달 1일부터 올해 꽃게 조업을 재개했다.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봄어기)과 9~11월(가을어기)에만 꽃게잡이가 허용된다.
올해 봄어기 꽃게잡이에 나선 어선은 대연평도 41척, 소연평도 8척 등 총 49척이다. 지난해 20여 척가량이 조업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이들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한반도 정세에 부응하기 위해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가 함께 그려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하고 있다.
하지만 생계와 직결되는 어획량 전망은 어둡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봄어기 인천해역 전체 꽃게 어획량이 1,200톤~1,7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연평어장 어획량은 300톤~420톤으로 지난해 봄어기 어획량 602톤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올겨울 수온이 평년보다 수온이 2도가량 낮았다”며 “수온이 낮아 꽃게 유생의 생체 활성에 영향을 끼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천 앞바다에서는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유빙(流氷)이 관측되기도 했다.
어민들은 지난해 가을어기 때 어획량이 기대만큼 좋지 않았던데다, 올해도 어획량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걱정이 태산이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은 “겨울 동안 어선 정비 등 투자를 많이 한 어민들은 어획량이 증가하지 않으면 큰 타격이 입을 수 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지난 2016년 1,540톤으로 2015년 1,343톤에 비해 197톤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1,391톤으로 149톤 가량 줄어들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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