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앞선 채용비리 조사결과를 뒤엎으며 재조사를 반복해 은행권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두 차례에 걸쳐 완벽하게 조사했다던 은행권 채용시스템 점검결과는 완전히 신뢰를 상실했습니다.
감독당국이 채용비리에 대한 기준을 상실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논의 중인 채용 가이드라인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이 또 다시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한 재조사를 벌입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입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해 말과 올 초 11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현장 검사를 실시하고, 신한은행은 1건의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뒤늦게 신한금융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 조사결과에 문제가 없다던 금감원은 다시 입장을 바꿔 재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스로 검사결과를 믿지 못하는 결정이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는 또 다시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달 최흥식 전 금감원장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부정채용에 대한 기준이 오락가락했습니다.
처음에는 최 전 원장이 연루된 하나은행의 임원추천채용은 부정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더니, 여론에 밀려 특별검사단을 꾸리고서는 특혜가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감독당국이 매듭을 짓지 못 하다 보니, 은행권은 매번 조사에 협조하며 혼란과 피로감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가 아니라던 것이 재검사에서 비리가 되고, 조사대상이 되는 시기도 점점 뒤로 가는 상황”이라며 난처함을 표했습니다.
잇단 채용비리로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 공동의 채용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지만, 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상황만 바라보는 실정입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계속 새로운 것들이 나오다 보니, 언제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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