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종영한 것에 대해 ‘1박2일’ 유일용 PD는 “너무 아쉽다. ‘무도’가 시즌2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같은 방송인으로서 ‘무도’라는 프로그램의 존재는 엄청 컸다. 그냥 봐도 재미있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계속 보고 싶은 프로다. 보면서 탄력을 받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1박2일’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새롭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1박2일’이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만 해도 칭찬인 것 같다. 나만의 욕심으로 30%의 시청률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전의 좋은 흐름을 잘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새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게 쉬운 게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여행프로의 원조인 ‘1박2일’이 주시하는 여행 예능은 무엇일까. 근 몇 년간 ‘힐링 예능’이 각광 받으면서 파생된 ‘여행 예능’도 많아졌다. 유일용 PD는 타 여행 예능과의 차별점으로 “‘배틀트립’, tvN ‘짠내투어’, MBC ‘오지의 마법사’ 등이 있는데, 그들은 하나의 콘셉트를 다룬다면 저희는 여행을 하면서 버라이어티를 한다. 서로 팀을 나눠서 게임을 하고 배틀을 한다. 그런 놀이를 여행과 아울러서 하고 있다. 그래서 경치 외적으로 여행 루트를 짤 수 있다. 그 예로 역사 투어가 있겠다”고 전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여행 예능으로 채널A ‘우주를 줄게’를 꼽은 그는 “편하게 별만 봐도 되는 프로라 눈에 들어왔다. 그걸 시도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와 닿았다. 편하게 볼 수 있고 호흡을 길게 할 수 있는 걸 좋아한다. ‘1박2일’을 하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소재 자체를 그렇게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1박2일’은 오래전부터 제작진이 화면에 비치며 멤버들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밀접함을 전해왔다. 나영석 PD가 시초로, 유호진 PD와 유일용 PD까지 나름의 ‘전통’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PD와 멤버들 간에 ‘톰과 제리’처럼 서로 골리는 재미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줬다. 멤버들도 제작진의 ‘허당 포인트’를 찾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고.
“개인적으로 나는 예능감은 없다. 유호진 선배도 세상 양반이다.(웃음) 멤버들과 시청자 입장에서는 세상 양반 같은 PD를 놀리는 걸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요즘엔 예능 피디가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은데, 나로선 TV에 비춰지는 게 아직은 부담스럽다. 그 끈을 놓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웃음)”
유호진 PD와 여전한 인연임을 밝힌 유일용 PD는 “유호진 선배와 가끔 만나서 프로그램에 대한 상의를 하기도 한다. 내가 조연출할 때와는 다른 고민을 하게 됐는데, 유호진 선배와 ‘1박2일’ 고민을 나눈 적도 있다. 그러면 본인도 겪었던 부담감을 말해주면서 조언을 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1박2일’이 앞으로 붙고 싶은 수식어는 무엇일까. “‘집밥 같은 예능’이 되고 싶다. 편안하게 한 주를 마무리할 수 있는 예능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서 ‘1박2일’의 지난 10년이 단번에 정리됐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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