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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시멘트공장? 미세먼지 하나 없어요"

쌍용양회 영월공장 가보니

"굴뚝서 뿜는 건 연기 아닌 증기"

최신 전기집진기가 1차 먼지 채집

여과집진기로 2차 화학물질 걸러

30분마다 배출량 실시간 감독 등

공해업종 편견 벗고 연 350만톤 생산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쌍용양회 공장 전경./박해욱기자




강원도 영월의 쌍용양회 중앙운전실에서 직원들이 시멘트 전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박해욱기자


강원도 영월과 충청북도 제천, 단양은 시멘트산업의 전진기지다. 시멘트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석회석 광산이 이 곳에 모여 있어 생산공장이 삼삼오오 들어선 결과다. 시멘트공장은 광산 바로 옆에 짓는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2시간이 걸려 도착한 영월군 쌍용리 쌍용양회(003410) 영월공장. 1962년 설립된 이곳은 한국전쟁 이후 만들어진 첫 번째 시멘트 생산공장이다. 과거 자동차, 건설, 금융 등에서 큰 족적을 남겼던 쌍용그룹의 발상지가 바로 여기다. 공장이 들어선 쌍용리에서 그룹명이 탄생했다.

석회석의 색깔로 칠해진 쌍용시멘트 공장은 멀리서 봤을 때 유럽의 고성을 연상시켰다. 주변 산의 녹림과 파란 하늘이 조화를 이루면서 석회석 빛깔은 더욱 도드라졌다. 이 공장은 24시간 풀가동되며 일반시멘트, 조강시멘트, 중용열시멘트 등 3개 종류의 시멘트를 연간 350만톤 가량 생산한다.

원용교 영월공장 공장장은 “독일차환자금으로 만든 이 공장에서 생산된 시멘트가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이 됐다”며 “설립 당시 39만톤을 생산했던 것에 비하면 9배 가량 생산량이 늘었지만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는 부정적 인식 탓에 국가기간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시멘트산업이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는 등식이 존재한다. 산을 깎아 원재료를 만드는 과정이나, 시멘트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고열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NOx) 등이 환경오염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결과다.

이 때문에 많은 시멘트공장들이 최신식 설비를 들여놓으면서 대기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월공장에서도 가장 눈에 띈 설비 역시 대기오염 물질 발생과정에 설치된 집진기였다.



시멘트는 간단하게 보면 석회석 채굴→원료생산→클링커 생산→출하 등의 순서를 거쳐 최종생산된다. 이 중 클링커를 생산하는 고열처리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시멘트가 가루로 분쇄되기 직전 작은 알갱이 형태인 클링커는 석회석을 대형 회전가열로(킬른) 속에 다른 성분과 혼합해 집어넣고 최고 섭씨 1,500도의 고열처리를 통해 만들어진다.

영월공장에는 총 3대의 킬른이 설치돼 있고 각 킬른마다 여과집진기가 탑재돼 있다. 킬른의 고열증기는 반드시 냉각과정을 거치는데 여과집진기는 이 과정에서 먼지를 채집한다. 먼지가 제거된 증기는 굴뚝 밖으로 배출된다.

송지호 쌍용양회 생산기술부장은 “굴뚝에서 나오는 것을 연기라고 착각하는데 오염물질이 제거된 증기”라며 “지금처럼 상온이 높은 계절에는 굴뚝증기가 눈에 보이지 않고 겨울에는 찬 공기와 만나 하얀 김처럼 나와 연기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제조 과정 중에는 먼지 외에 NOx, 염화수소(HCI) 등과 같은 화학물질도 발생한다. 이 오염물질들은 여과집진기를 통해 걸러진다. 쌍용양회가 올초 70억원을 들여 개량한 이 집진기는 전기집진기가 걸러내지 못하는 화학물질을 잡아낸다. 둥그런 통 안에 다량의 필터들이 매립돼 원료분쇄기와 킬른을 통과한 오염물질들을 채집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집진기를 통과한 증기는 냉각시설과 굴뚝과 소성로 굴뚝으로 배출되는데 각 굴뚝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크린시스’라는 원격굴뚝감시체계 시스템이 30분마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모니터링한다.

원 공장장은 “일평균 배출량을 모니터링하는 유럽에 비하면 우리나라 환경기준은 훨씬 강도가 센 편”이라며 “환경부 기준을 위반해 페널티를 받은 사례는 공장설립 이후 아직까지 한 차례도 없다”고 밝혔다.
/영월=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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