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가수 조영남(73)씨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조씨의 추가 사기 혐의 재판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혐의를 부인하는 조씨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는데 피고인으로서는 억울함을 충분하게 입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굉장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건에서도 조수의 진술에 기초해 재판이 이뤄졌는데 변호인이 기억하는 진실과도 다른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며 “법리적인 부분의 주장은 변론요지서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조씨 역시 이날 이뤄진 피고인신문 도중 “작품 전시를 할 경우 30%는 조수가, 70%는 내가 그리는 내 작품인데 사람들은 다 조수를 썼다고 잘못 알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재판을 마친 뒤 법정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조수를 썼다고 징역을 살게 된다면 현대 미술사에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씨는 2011년 A씨에게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화투장 소재 그림을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인 것처럼 속여 팔아 8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앞서 조씨는 대작 화가 송모씨 등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만 거쳐 17명에게 총 21점을 판매하고 1억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추가 사기 혐의에 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5일 열린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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