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개인간거래(P2P) 업계가 발 빠르게 휴전선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방의 다세대주택이나 상가 등 부동산 PF 상품을 주로 출시해온 P2P 업체들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업고 활로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업계와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누적 대출액 기준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은 이달 초 경기 파주시 문산역 인근에 다세대주택을 건축하는 내용의 PF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테라펀딩에 이어 업계 2위인 루프펀딩도 올해 들어 파주시를 중심으로 여러 부동산 PF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P2P 업체의 PF대출은 건축자금이 필요한 건축업자와 투자자를 온라인을 통한 투자상품 판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문산읍을 아우르는 파주시는 대표적인 남북 접경지역으로 꼽힌다. 올 초부터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까지 앞두고 있어 파주 등 접경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파주 지역 땅값은 전월 대비 0.287% 상승해 지난해 5월(0.29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에도 파주 지가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유화적인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2002년 한때 10%씩 급등하기도 했다.
접경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을 조짐을 보이면서 건축자금이 필요한 건축업자들이 P2P 업체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P2P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실제 접경지역에 건축하는 PF대출 상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는 않다”면서도 “사업성만 충분하면 P2P 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PF대출 자금의 회수가 중요한 P2P 업체 입장에서도 이전보다는 높은 분양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새로운 사업 활로로 삼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하는 가운데 사업성이 좋은 지역이 점점 희소해지고 있어서다.
한편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65개 회원사의 부동산 PF 누적 대출액은 7,686억원을 기록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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