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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대기업들은 지금 이사중] 효율성 높이고 R&D 시너지 극대화…한국 대표기업 사옥 지도 바뀐다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 대응
옛영광 땅 떠나 조직·인력 재배치
LG·코오롱 마곡에 계열사 집결
롯데 잠실로 이전…4개 BU 모아
LS 용산타워에 순차적 입주 예정
현대차·두산도 5년안에 사옥 이전

  • 고병기 기자
  • 2018-05-02 17:32:19
  • 기업 2면
[S스토리-대기업들은 지금 이사중] 효율성 높이고 R&D 시너지 극대화…한국 대표기업 사옥 지도 바뀐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사옥 지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때 삼성그룹은 태평로, 롯데그룹은 소공동, 대우그룹은 서울역, 현대그룹은 계동이라는 지명과 떼려야 뗄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주요 대기업들이 터를 잡고 성장한 이들 지역은 사람으로 치면 마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을 함께했던 오랜 터전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마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도 이에 맞춰 인력과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하고 그룹 내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계열사를 한데 모으는 ‘통합사옥’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재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역 중에 하나는 서울 서쪽 끝에 위치한 강서구 마곡동이다. 마곡동은 그동안 대기업들이 눈길조차 잘 주지 않던 외진 지역이었다. 주요 대기업들은 서울 핵심 권역에 위치한 3대 오피스 지구(도심·여의도·강남)를 선호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LG그룹과 코오롱그룹이 대표적이다. LG는 지난달 20일 ‘LG사이언스파크’를 열었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생활건강 등 8개 계열사의 연구인력 2만2,000여명이 집결할 예정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 오픈 환영사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기업이 영속하는 근본적인 해법도 인재를 키우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그룹도 마곡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거점으로 점찍었다. 코오롱은 지난 4월 마곡에 ‘코오롱 One&Only타워’를 열었으며 그룹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텍 3개사의 본사 인력이 근무할 예정이다. 애초 코오롱 계열사 R&D 인력과 조직만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이웅열 회장의 제안으로 그룹 핵심 인력과 조직이 함께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본사를 이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2017년 잠실역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한 롯데그룹은 그룹의 거점을 서울 을지로 소공동에서 잠실로 옮겼다. 롯데월드타워에는 유통·식품·화학·호텔&서비스 4개 사업부문(BU)과 롯데물산·롯데케미칼·롯데지주 등이 입주해 있다.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도 소공동에서 롯데월드타워 18층으로 옮겼다.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온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 신사옥을 준공하고 청계천 시그니처타워에서 용산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또 아모레피시픽 신사옥 바로 옆에 위치한 LS용산타워에는 올 하반기에 LS그룹 지주사인 ㈜LS가 이전하고 LS니꼬동제련 서울사무소, E1, LS메탈도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LS그룹이 2008년 출범한 후 10년 만에 본격적인 용산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두산그룹도 5년 안에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터를 잡고 있는 현대차는 오는 2022년께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준공에 맞춰 본사를 이전한다. GBC는 지상 105층, 높이 569m의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지어질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상징하는 건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 중에 하나는 GBC 설계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김종성 건축가가 SK그룹의 본사인 서린빌딩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김 건축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건축물에 중점을 두고 설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그의 건축 철학 때문에 대기업들과 많은 작업을 해왔다. 동대문 터줏대감인 두산그룹도 2020년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동 ‘두산분당센터’ 준공 후 지주사인 두산을 포함해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건설·두산엔진 등 각지에 흩어진 계열사들이 집결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옥을 이전하는 이유는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기업 경영악화로 어쩔 수 없이 정든 터전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이다. 금호아시아나는 그룹의 500년 미래를 내다보고 공들여 지은 광화문 사옥을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후에는 사옥을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대 초반 대우그룹에서 분사된 후 2006년 처음으로 다동 사옥을 사들였으나 2016년 경영악화로 부동산자산운용사에 매각하고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대구은행 계열의 DGB자산운용이 본사로 활용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사옥을 매입하면서 조만간 자리를 비워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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