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개막한 뮤지컬‘스모크’는 극의 흐름과 템포의 콘트라스트를 높인 시각, 청각적인 장치들로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다.
‘스모크’는 천재 시인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뮤지컬. 시인 이상의 ‘오감도’ 외에도 ‘건축무한육면각체’, ‘거울’, ‘가구의 추위’, ‘회한의 장’과 소설 ‘날개’, ‘종생기’, 수필 ‘권태’ 등 한국 현대문학사상 가장 개성 있는 발상과 표현을 선보인 이상의 대표작을 무대 위에 그려냈다.
이번 ‘스모크’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색적인 설치로 완성된 무대이다.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드라마, 웅장하고 매력적인 넘버들, 그리고 인물의 심리 변화를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담아내는 새로운 무대는 <스모크>의 매력적인 관전 포인트다. 극의 대사에 맞물려 비춰지는 그래픽영상과 조명들은 극중 인물들의 감정선을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수월 하게하였다. 하나의 현대미술 작품을 연상케하는 하프돔 구조가 돋보이는 무대는 극중 세명의 인물이 벌이는 밀도 높은 연기를 예술적이고 스릴 넘치는 장면으로 탄생시켰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준 ‘초’와 ‘해’, ‘홍’이 함께하는 무대에 대해 ‘이 곳은 그들을 가두기도 하지만 무수한 가능성의 공간도 된다’고 이엄지 무대디자이너는 설명했다. 또한 초연부터 사랑받아온 허수현 작곡가의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들은 이번 재연에서 대부분의 곡들이 편곡으로 재탄생되어 관객들을 만났다.
3일 열린 ‘스모크’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에서, 추정화 연출은 “홍의 캐릭터가 강해지고 구체화됐다. 또 넘버를 확장 시켜 지난 초연 때 느꼈던 아쉬움을 최대한 덜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이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인 거울 속 밖, 거울 속 안의 이야기를 최대한 형상화 시켰다. 자기 자신과 또 다른 타자로서 만들어진 시를 형상화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저의 숙제였다. 그만큼 절박했다. 마지막까지 붙잡고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뮤지컬 ‘스모크’는 서울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4월 24일부터 7월 15일까지 공연된다. ‘초(超)’역에 김재범, 김종구, 김경수, 임병근, ‘해(海)’ 역에 박한근, 황찬성, 윤소호, 강은일, ‘홍(紅)’ 역에 김소향, 정연, 유주혜가 출연하는 뮤지컬 ‘스모크’는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가 제작을, 하나카드가 제작투자를 맡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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