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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의미는]폼페이오 손잡고 귀환 ‘드라마틱한 이벤트’로 북미회담 띄우기

‘완전한 비핵화’ 미국내 회의적 여론 잠재우기 기대

北 김영철 부위원장 “좋은 시기에 평양 오셨다” 강조

폼페이오도 “적국 벗어나 함께 일하기를 희망” 화답

북한이 억류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태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전용기가 9일 밤 일본 도쿄 요코타 기지에 착륙해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의 ‘키맨’으로 불려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재방북과 함께 북한 억류 미국인 3명이 석방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계속 예고편만 나오며 이상기류가 감지된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일시와 장소를 놓고 북한 억류자들의 사전 송환 문제가 걸림돌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미국인 억류자들을 데리고 귀국하는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성사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양국 간 분위기는 한층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장기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으며 북미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발표하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억류자 석방 문제에 대해 “그들이 석방된다면 대단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키워왔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은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 등 모두 한국계 미국인 3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학송씨 등 억류자 3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직접 마중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8일 북한으로 향하면서 타고 간 전용기에 억류자 3명도 동승해 귀국하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북한 방문에 앞서 기자들에게 “억류자 석방 문제를 다시 얘기할 것”이라며 “북한이 석방 결정을 한다면 위대한 제스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소기의 성과 이상을 달성한 셈이 됐다. 그는 극비리에 이뤄졌던 1차 방북과 달리 이번에는 AP통신·워싱턴포스트(WP) 기자 등과 동행해 억류 미국인 송환의 극적 효과를 염두에 두기도 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이 북미 정상회담 전 성사되면서 북한과 정상회담 개최나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미국 내 일부 여론을 다독이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WP 등 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의 중대한 디테일을 못 박기 위해 북한에 갔다”면서 “3명의 미국인이 곧 석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해 폼페이오 장관의 2차 방북기를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미국인 송환 배경으로 북측의 적극적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미국에 보도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 접견 전 북한의 대남 담당 총책임자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북한 외교의 총사령탑 격인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났다. 이들은 4·27 남북 정상회담과 전날 북중 정상회담에도 참석한 핵심 인사들이다.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 및 10여명의 수행단을 초대해 고려호텔에서 오찬을 주재하면서 ‘좋은 시기에 평양에 왔다. 봄철이고 남북 사이에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WP가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지금부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치워버리며 북한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한 시간가량 비공개 대화를 한 뒤 호텔 39층 행사장에서 생선조림과 오리 요리, 레드와인 등이 차려진 오찬을 함께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재방북에 앞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에 대해 “최고위급 차원에서 약속이 이뤄져 있으나 확정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밝힌 데 이어 2차 방북에서 북미 정상회담 계획에 실질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북 일정을 마친 후 “정상회담의 토대를 위한 ‘생산적 대화’를 가졌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4·27 남북 정상회담처럼 당일치기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날짜와 시간·장소 등에 대해 며칠 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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