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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월드컵 출전선수 28명 발표] '스무살 영건' '토종 득점 1위' 申의 부름 받았다

벤치 신세 이청용도 포함

참가 유력선수 부상 속출에

후보 5명 더 뽑아 소집 훈련

최종 23명은 내달 3일 공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출전선수 명단 발표를 위해 14일 서울시청 행사장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6월3일 사전캠프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하기까지 손발을 맞출 시간은 단 4주. 정말 월드컵에 데려갈 선수들만 뽑아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미처 시험해보지 못한 후보들을 불러들여 마지막까지 경쟁하게 하는 것, 이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후자를 택했다.

신 감독은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14일 서울시청에서 월드컵 출전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누구를 뽑느냐에 앞서 몇 명을 뽑느냐도 관심이었는데 신 감독은 최종 엔트리 23명보다 5명 많은 28명을 선발했다. 주축 수비수 김민재(전북) 등 월드컵 참가가 유력해 보이던 선수 여럿이 최근 부상을 당한 가운데 신 감독은 복수의 대체후보를 소집훈련에 불러 옥석을 가려낼 계획이다. 러시아에 갈 최종 23명은 오스트리아 출국일인 다음달 3일에 발표한다.

기대만큼 우려도 많은 선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지난해 7월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팬들의 적잖은 비판에 시달려왔다. 그중 핵심은 최정예 멤버로 내실을 다져도 모자랄 시기에 전술실험에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낯선 포메이션을 실험하느라 베스트11은 수시로 바뀌었다. 신 감독은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는 이날 자리에서도 “우리의 플랜A는 4-4-2 전형이지만 플랜A가 바뀔 수도 있다. (새 얼굴들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다 시도해보지 않고 가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평가전은 새 선수와 기존 선수의 조합을 맞춰보는 쪽으로 치를 것이다. 시즌을 막 마친 유럽파에는 휴식을 주면서 말 그대로 평가전처럼 치르고 출국 뒤에 베스트11을 편성해 조직력을 쌓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6월18일 오후9시(이하 한국시각) 스웨덴, 24일 0시 멕시코, 27일 오후11시 독일과 차례로 F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막판 담금질 중 평가전은 총 네 차례. 28일 온두라스(대구), 6월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주)와 경기한 뒤 사전캠프지에서 볼리비아·세네갈과 맞붙는 일정이다. 귀중한 네 번의 리허설 중 ‘진짜’ 월드컵 멤버로 치르는 경기는 두 번뿐인 셈이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아까운 기회를 실험에 할애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명단에 든 28명 중 눈에 띄는 이름은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인천),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이다. 대형 화면을 통한 명단 공개 중 이승우의 이름이 불릴 때 행사장이 가장 크게 술렁였다. 이승우는 신 감독 부임 후 첫음 발탁됐다. 그동안 대표팀 소집 때마다 이승우의 합류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던 신 감독은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에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의 이승우는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베로나로 이적해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AC밀란을 상대로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신 감독은 “월드컵 상대국 선수들이 키가 크니까 작은 이승우가 민첩하게 움직이면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파울도 많이 얻을 수 있다”며 “이승우의 발탁은 스웨덴 선수들의 장단점을 코칭스태프와 파악하는 과정에서 결정했다. 상당히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선민도 깜짝 발탁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6골로 국내선수 득점 1위(전체 4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이전까지는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선수다. 신 감독은 “스웨덴에서 5~6년 생활하기도 했고 100m를 11초대에 뛰는 스피드와 저돌적이고 과감한 공격이 내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어제(13일) 경기도 마지막까지 지켜보면서 꼭 (대표팀에) 넣어서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문선민은 K리그에 오기 전 스웨덴리그에서 5년을 뛰었다. 그는 “(대표팀 발탁을) 1%도 기대하지 않았다. 내 장점인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최종 엔트리 생존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승우와 문선민의 발탁만 봐도 신태용호는 스웨덴전 승리공식 마련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한 이청용에 대해서는 “두 번의 월드컵 출전 경험과 탁월한 개인기술을 높이 샀고 우리가 구사하려는 전술에 꼭 필요한 선수여서 뽑았다”고 신 감독은 설명했다. 일부 팬들 사이에 경기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을 다시 뽑았고 189㎝의 장신 수비수 오반석(제주)도 처음 호출해 점검해보기로 했다. 28명 중 첫 발탁이 3명이다.

신 감독은 “가장 고민인 수비라인 조합을 4주간 잘 맞춰서 국민에 실망을 안기지 않게끔 하겠다. 자신보다 동료, 나아가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를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댓글을 보면 ‘어차피 3전 전패인데 왜 나가냐’는 비관적인 말들이 많은데 이제는 우리 대표팀이 3전 전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면 좋겠다. 통쾌한 반란을 한 번 일으키고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21일에 소집돼 러시아행 비행기 티켓을 다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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