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 간의 연정협상이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대통령이 협상 결과를 승인하면 이탈리아는 약 10주에 걸친 무정부 상태를 끝내고 서유럽 최초로 포퓰리즘 정권을 탄생시킬 것으로 전망이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31) 대표와 반난민, 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북부 밀라노에서 만나 두 당이 손을 잡는 연정협상 타결을 위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은 양당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에 필요하다고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요청한 시한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 3월 4일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약 32%를 득표해 단일 정당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동맹은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엎고 17%가 넘는 표를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이탈리아는 2개월여 동안 연정협상이 답보에 빠지며 7월 재선거에 돌입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지난 9일 두 정당 사이의 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정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오성운동과 동맹의 결합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다.
두 정당은 이날까지 당 대표와 실무진의 회담을 통해 세금인하, 복지확대, 불법 난민 저지, 대 러시아 제재 반대 등의 핵심 국정 과제에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살비니 대표는 이날 “오늘 밤 내로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두 정당의) 합의 내용을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합 정부를 이끌 총리 후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오성운동과 동맹이 연정 협상안과 총리 후보를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보고하더라도,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수락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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