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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출신 사업가 김희윤 더부스브루잉 대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수제맥주 시장 파이 키울 것"

"한때 대기업 공세에 고전했지만

결국 직접 생산으로 방향 선회

이젠 국내 10% 점유 목표 세워

좋아하는 것 찾아 창업해야 행복

작고 쉬운 소재부터 시작해보길"





“수제맥주 스타트업이 대기업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법은 고급화와 혁신입니다. 이미 고급화된 수제맥주 시장에 프리미엄급을 내놓아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의 1%에 채 못 미치는 시장 파이를 10%까지 키우는 데도 일조하고 싶어요.”

수제맥주 1세대 스타트업 더부스브루잉의 김희윤(31·사진) 대표는 신생 벤처에 차별화만이 혁신이고 생존법이라고 단언한다. 최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콘서트’에서 강연 후 만난 김 대표는 “맥주 재료를 더욱 고급화해 더부스가 수제맥주 시장에서 10%를 점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의사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지닌 김 대표는 마냥 수제맥주가 좋아 이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창업했다. 지난 2013년 남편인 양성후 공동대표, 대니얼 튜더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와 함께 1억원을 투자해 서울 경리단길 50㎡(15평)의 작은 공간에 펍(술집) 더부스를 차린 게 시작이다. 더부스는 5년 만에 직원 100명, 직영매장 8곳에 성남 판교와 미국 캘리포니아 양조장에서 맥주를 자체 생산·유통하는 ‘수직계열화’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남편과 함께 미 경제지 포브스의 ‘2017 아시아 영향력 있는 젊은 리더 30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서 “창업 당시에는 열정·도전정신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욕심뿐이었다”고 말했다. 매장이 5곳이 늘 때까지 사업 확신이 없었던 김 대표는 낮에는 한의원에서 일하면서 ‘투잡’을 뛰었다. 그는 “맥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터라 수입맥주 판매에만 열중했고 그로 인해 수입 파트너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결국 해결책은 맥주 자체 제조였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판교 양조장을 오픈했다. 때마침 미국 브루어리(양조장) 매물이 나왔는데 돈이 없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0억원을 모으고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 양조장을 마침내 인수했다. 맥주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은 ‘국민 IPA’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돼 국내로 역수입한 맥주다.

그는 “외부 양조장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한 맥주를 팔 거나 수입맥주에 의존할 때는 대기업의 수입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결국 수제맥주 생산이라는 방향성과 차별화로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더부스의 지난해 매출은 130억원으로 김 대표는 올해 200억원으로 잡았지만 쉽지 않은 목표다. 상권 분석에 실패해 매장 2곳을 폐점시켜봤다고 고백한 그는 “창업자로서 자아실현 방법이 결국 사업 아니겠느냐”며 “좋아하는 것을 찾아 문제를 극복하고 힘들면서도 행복을 느끼는 게 창업자”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창업 당시 단골 피자집 사장님을 설득해 그 피자를 메뉴로 내놓았다고 소개하면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 예비창업자들이 일단 작게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으레 혁신을 떠올리는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소재부터 시작하는 것이 빠른 성장의 길”이라며 “인생 목표를 주도적으로 성취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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