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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칼럼] 남미공동시장과 '무역협정' 추진하자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국제통상학 전공

남미공동시장과 무역협정 체결땐

한국 GDP 0.7%·수출 27억弗↑

높은 수준 FTA 수용엔 거부감 커

수출보다 현지투자 전략 필요할듯

정인교 인하대 교수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으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은 남미 지역 인구의 70%(2억9,000만명), 국내총생산(GDP)의 76%(2조7,000억달러)를 차지하는 잠재력이 큰 유망 시장이다. 우리나라의 대(對)남미공동시장 수출은 지난 2011년 133억달러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급락해 지난해 33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80%가 브라질에 집중돼 있고 브라질 경제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남미공동시장 4개국의 실질 GDP는 세계 GDP의 5% 수준인 데 비해 우리나라 총수출 중 1.1%만이 수출되고 있고 남미공동시장 총수입(3,126억달러)의 2.2%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진출이 취약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남미 지역은 문화 및 인종 등에서 차이가 커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정서적으로 멀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남미 지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 한국·브라질소사이어티 7차 포럼이 열렸다.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고 지난해부터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어 국내 다수 기업이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991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출범한 남미공동시장은 1995년 관세동맹(CU)으로 격상되면서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인기영합적인 정부 출범과 국제 원자재 가격에 취약한 경제구조, 전통적인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아직도 역내 무역 자유화 및 통상 제도 측면에서 취약한 편이다. 최근 친시장적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미공동시장은 개방적인 대외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남미공동시장의 내부적 발전 및 외연적 확대에도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연내 유럽연합(EU)과의 FTA가 타결되면 남미공동시장은 역외 국가와의 경제협력에 과거보다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도 2004년 이후 논의해온 한·남미 무역협정(TA) 협상 개시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남미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 성향으로 인해 자유무역협정 대신 중립적인 용어인 무역협정 사용을 선호하고 있고 우리나라와 남미는 지난해 말 양측 간 무역협정 협상 개시에 합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2월 중미 5개국(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과의 FTA에 서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멕시코와의 FTA를 논의하고 있는데 만약 남미공동시장 및 멕시코와의 FTA가 순조롭게 진행돼 마무리된다면 우리나라는 미주 대륙 대부분과 자유무역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남미 FTA 경제효과에 대한 연구는 이미 두 차례 이뤄졌다. 10년 전인 2007년 양측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역협정 체결 시 우리나라의 GDP는 최대 2%, 대남미공동시장 수출은 전자제품·기계류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약 35억∼37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필자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가 0.612∼0.686% 증가하고 수출은 자동차 및 부품, 전자 부품, 정보기술(IT) 제품, 기계류 등 제조업 중심으로 약 27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남미 지역 외 주요국과의 무역협정 체결 사례가 없는 남미공동시장과 우리가 무역협정을 체결한다면 경쟁국 대비 우리 기업들의 시장 선점으로 우리 상품의 경쟁우위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협상 타결이 밝지 않다. 전통적으로 수입대체전략을 추진해왔고 아직도 정책적 잔재가 남아 있으므로 높은 수준의 FTA보다는 남미공동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형태를 추진해야만 일정 기간 내 타결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남미공동시장 국가로의 수출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현지 투자를 지원해주는 내용을 FTA에 포함하는 협상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향후 한·남미공동시장 간 FTA는 브라질 정부의 독자적인 FTA 추진 가능성을 고려해 ‘한·남미공동시장 FTA’ 및 ‘한·브라질 FTA’ 등 투트랙 접근 전략이 필요하나 남미공동시장의 정서를 감안해 가급적 전자의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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