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일 새벽, 제주도에서 보육교사를 하던 이모씨(당시 27세)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꼬박꼬박 다녔던 어린이집에 출근하지 않았고,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했다. 일주일 후, 그녀는 애월읍 농업용 배수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총력전을 벌였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그렇게 9년이 지나갔다.
그런데 지난 5월 16일 경찰은 유력한 살해 용의자를 경북 영주에서 9년 만에 체포해 제주로 압송했다. 하지만 제주지방법원은 용의자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용의자는 석방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5월 23일 수요일 밤 10시 <탐사보도 세븐>에서는 제주도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제주 보육교사 살인 사건을 집중 추적한다.
# 그녀의 마지막 행적
실종 전날 저녁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 3명과 만났다. 모임 직후 함께 귀가하던 그녀는 택시에서 내려 남자친구 집으로 갔다. 하지만 3분 만에 남자친구 집에서 나와 자주 이용하던 콜택시 회사에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날따라 콜택시는 배차되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사라졌고, 7일 만에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 9년 만에 다시 용의자로 지목된 택시기사
9년 전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한 택시기사에 대해 수사력을 모았다. 택시기사는 자신의 행적에 대해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지만 경찰은 더 이상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택시기사가 사건 당일 시신 발견 장소 지역을 지나갔다는 동선은 확보했으나 더 이상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택시기사는 혐의를 벗었고 제주도를 떠났다. 지난주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체포했다. 그는 9년 전 집중 수사를 받았던 택시기사 박모씨. 그가 다시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는 뭘까.
# 영장 기각된 용의자...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경찰은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택시기사를 범인으로 확정 지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씨는 석방됐고, 경찰은 보강 수사 의지를 밝혔다. 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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