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 남쪽에 고풍스러운 건물이 하나 있다. 문패에는 ‘예술가의 집’이라고 적혀 있다. 원래는 일제 강점기인 1931년 경성제국대학 본관으로 지어졌다. 최초의 한국인 건축가 박길용(1899~1943)이 설계했다고 한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외부는 밝은 갈색 타일로 꾸며졌다. 평지붕과 장식 없는 외관이라는 건축양식은 1930년대 근대주의적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설명된다. 중앙 출입구 포치와 완만한 곡선 벽면 등이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해방 후 1972년까지 서울대 본관으로 사용돼 사적(278호) ‘구 서울대 본관’으로 등록돼 있다. 서울대가 관악구로 옮긴 후에 대학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옛 서울대 시설이다. 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교류공간인 ‘예술가의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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