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대대적 개편을 제안했다. WT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한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일방주의적 접근과 무역 전쟁에 대한 위협은 세계무역의 심각한 불균형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WTO 개혁은 우리에게 집단적 해법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들과 관련해 “이런 해법들은 단기적으로 상징적인 만족감을 가져다줄 순 있어도 무역 전쟁을 한 당사자들은 물가와 실업률 상승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개방경제와 다원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WTO 등 다자무역기구가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WTO 개편 제안은 미국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유예 종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의 수정안을 승인했고, EU에 대한 관세 유예는 6월 1일까지로 한 달 연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에 WTO 개혁을 위한 논의를 제안하고, G20(주요 20개국)과 OECD 회원국들로 논의를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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