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축과도시] 피터 최 dmp건축사사무소 부사장"미국식 대학 공간구성 이대 기숙사에 접목"

캠퍼스에서 공간은 건물보다 더 중요한 요소

학생들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

피터 최 dmp건축사사무소 부사장




경제학의 ‘게임 이론’으로 지난 1990년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시의 일생을 담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주인공이 지냈던 대학 기숙사다. 영화처럼 많은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의 생활은 기숙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가정에서 통학하거나 대학 기숙사 대신 학교와 가까운 오피스텔·원룸·하숙집 등에서 지낸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대학의 재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인원을 나타내는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1%에 그친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국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피터 최 dmp건축사사무소 부사장은 미국과 한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로 교육 방식과 집값을 꼽았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는 대다수의 학생이 1학년부터 졸업 때까지 기숙사에 살면서 전공은 물론 학교의 문화까지 교육받지만 땅값이 비싼 한국을 비롯해 영국·폴란드 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는 학교 기숙사가 부족해 가정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국에서도 미국식 기숙형 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기숙사를 확충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부터 신입생들이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교육받는 시스템을 도입한 연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화여대 역시 2017년 8월부터 기숙사 이하우스(E-House)를 활용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기숙형 대학 교육을 도입했다. 2,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E-House는 대학 생활에서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침실·식당·독서실·세미나실뿐 아니라 편의점·카페·은행ATM 등의 상업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최 부사장은 “미국 대학의 경우 건물들 중앙의 녹지공간인 ‘쿼드(Quad)’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대학 생활의 중심 공간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대학 캠퍼스에서 공간이 건물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E-House를 설계하면서 단지 중앙에 쿼드와 같은 공간을 도입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나라 대학에 기숙형 교육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 제약이 만만치 않다. 많은 국내 대학들에 쿼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거나, 있더라도 주차장 같은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기숙사 확충도 쉽지 않은 문제다. 비싼 땅값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들을 포함한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E-House는 건축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소송 제기 등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마무리됐다. 한양대·고려대 등 서울 지역의 다른 여러 대학도 기숙사 건축 문제를 둘러싼 진통을 겪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