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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株 강한 반등...삼바 분식회계 '과실' 결론 나오나

증선위 회계기준 변경 시점 초점

2015년前 회계처리까지 검토로

분식회계 고의성 묻기 어려워져

'제재 약화' 기대에 삼바 10%↑

셀트리온·신라젠 등도 동반상승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제2차 증선위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송은석기자






6일 만에 돌아온 외국인투자가들은 바이오주를 선택했다.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셀트리온(06827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사들이며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 바이오주들의 반등을 이끌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0.24%(3만9,000원) 급등한 4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바이오 업종을 대표하는 셀트리온도 전 거래일 대비 3.3%(9,500원) 오른 29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바이오주는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6.69%(7,000원) 오른 11만1,600원에 장을 마쳤고 신라젠(215600)도 2.89%(2,100원) 상승한 7만4,8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 메디톡스(086900)(5.52%), 바이로메드(084990)(5.44%), 에이치엘비(028300)(7.78%), 셀트리온제약(068760)(3.95%) 등 상위 바이오주가 모두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666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바이오에 대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는 이날 열린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 회계기준 변경에 대해 고의가 아닌 과실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회계기준이 변경된 지난 2015년 이전 회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증선위원들이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2012~2014년도에 회계 문제가 있었다면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묻기 어렵다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증선위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에 동일하게 2015년이라는 시점에 대해 캐물으며 시작됐다. 증선위원들이 금감원이 조치사전통지서를 통해 문제 삼은 삼성바이오의 회계기준 변경 시점에 다시 집중하고 있는 것을 회계업계에서는 위원들이 삼성바이오의 회계기준 변경이 2015년이 아닌 그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관계회사로 전환했어야 한다는 것이 증선위원들의 생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한 관계회사가 아닌 종속회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이 특별감리 당시 참여연대와 비슷한 논리를 펼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선위 판단에 따라 금감원의 논리가 일관성을 결여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원들의 질문에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설명하며 계약 당시에는 에피스의 시장 가치를 평가할 수 없었고 2015년 바이오시밀러 국내 승인 등 호재가 생기면서 관계회사로 전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기준을 변경한 만큼 회계기준 위반이라는 금감원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입장에도 불구하고 증선위원들은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회계기준 변경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전 시점의 회계 처리를 살펴보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회계기준 변경 시점의 적절성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쉽게 말해 삼성바이오가 회계기준을 2015년 이전에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회계기준 변경 시점은 고의성을 판단하는 데 핵심 논거로 작용될 수 있다. 만약 증선위원들이 2015년 이전에 회계기준을 변경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삼성바이오의 회계기준 변경을 고의로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고의적으로 회계기준을 변경했다는 논리적 근거는 합병 시점과 회계기준 변경 시점이 같기 때문인데 2015년 이전에 회계기준 변경을 했어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고의가 아닌 과실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증선위원들이 양측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가 문제였다고 판단할 경우 금감원의 논리가 약해질 수는 있지만 분식회계라는 금감원의 입장은 유지할 수 있고 삼성바이오도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회계사는 “금감원의 입장과 삼성바이오의 입장을 두루 살펴야 하는 증선위가 중재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기본적으로 증선위가 금감원이 올리지 않은 안건은 의결하지 않아 증선위원들이 2015년 이전 회계처리가 문제였다고 판단한다면 금감원에서 다시 조치안을 보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시기는 다르지만 새로운 위반 사항은 아닌 만큼 증선위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증선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삼성바이오의 감리를 진행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최중경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IFRS의 뼈대는 전문가 판단을 중시하는 것”이라며 “전문가 판단을 다른 전문가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IFRS에서는 용납이 안 된다는 점과 연결 논리 구조 등을 감안해 결론이 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규·이경운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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