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바른미래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첫 정책워크숍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소득주도성장론의 경제학적 검토’ 발제자로 나서 “소득주도 성장의 바탕이 된 ‘임금주도 성장이론’도 지속적인 장기 성장에 관련된 이론이 아니다”라며 “효과가 최대 일회성으로 그치거나 이마저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핵심인 ‘수요가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를 두고 “장기적으로 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한번은 증가할 수 있어도 만성적 수요 부족 속에 장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임금이 늘어나면 소비·수요가 증가한다’는 논리와 달리 임금 증가로 고용이 감소하는 측면이 있어 ‘임금 상승=노동 소득 증가’가 마냥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 성장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를 경우 기업이 고용을 줄여 이윤을 증대하려 할 가능성이 크고, 임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결과적으로는 소비·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이 반드시 저소득 가구에 속한다는 보장이 없고, 임금 상승에 따른 고용 감소, 이에 따른 영세자영업 침체 등을 고려할 때 불평등 완화·분배 효과가 오히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복지 측면과 조정 비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급격한 단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 현실, 기업 현장, 노동 수요와 공급 등 제반 상황에 대해 충분 살펴봤는지 의문”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준비 없이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고 노동시간을 급격히 단축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악의 고용률과 최고의 실업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청와대가 참모진 일부를 바꿔 소득주도경제에 속도를 낸다지만, 번지수를 제대로 짚지 못한 것 같다”며 향후 이 같은 정책 워크숍을 통해 민생 관련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앞으로 5주간 주 2회 정책 워크숍을 열어 민생·경제 현안을 토론하고 정책 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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