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5일 주최한 2018년 제1차 인구포럼에서 이상림 연구위원과 유재언 부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 정책이 자녀양육 가구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도움이 안 됐다’는 응답이 53.6%를 차지했다. ‘전혀 도움이 안 됐다’는 비율도 15.2%였다. 자녀가 있는 경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나 긍정·부정 평가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경우 ‘도움이 안 됐다’는 응답이 60%로 더 많았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불충분했다’는 응답이 76.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부정적 평가는 청년층(83.3%)과 미혼(81.5%), 자녀가 없는 경우(82.3%)에서 더 많았다. 하지만 ‘매우 불충분했다’는 응답은 아이를 이미 낳았거나 낳을 가능성이 높은 30대(40.2%)와 기혼자(30.9%·미혼자는 29.6%)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나 직접적 정책 대상자가 느끼는 불만을 알 수 있었다.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85%)는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려면 ‘자녀 양육기 부부를 위한 출산·양육 지원 정책’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혼 청년을 위한 결혼지원 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정부가 저출산에 대응하려면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종합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청년 일자리대책을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고 있지만 이런 방향에 대한 국민의 호응은 낮은 셈이다.
일·가정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45.8%)에 가까웠다. 다음으로는 남편(17.5%), 기업(15.7%) 순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2%)의 국민은 우리나라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비율은 미혼(65.5%)이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65.1%)가 기혼(48.1%)이거나 자녀가 있는 경우(46.8%)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9~29세 청년층(62.7%)에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아동의 낮은 행복 정도가 우리나라 저출산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청년의 행복도에 대해서는 ‘불행하다’는 응답이 73.4%에 달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노인에 대해서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59.1%로 더 높아 전반적으로 행복보다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더 많았다.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주거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집값 하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주택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하락해야 한다’는 응답이 69.8%로 ‘유지돼야 한다’(22.5%)와 ‘상승해야 한다’(7.7%)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는 보사연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중순 유무선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2.2%포인트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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