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누적매출 30조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2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LG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5월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MC사업본부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부품 사업도 2·4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4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177억원, 7,710억원이라고 6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4분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6.1%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조1,407억원, 1조8,788억원에 달하면서 역대 상반기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4분기 TV 수익성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수익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10월부터 북미 테네시 공장 가동으로 세탁기 세이프가드 우려가 해소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한 해 LG전자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64조7,822억원, 3조4,69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4분기에도 실적 효자는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 부문인 HE사업본부인 것으로 파악된다. H&A사업본부의 매출은 5조~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HE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4조~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4,000억~4,500억원가량으로 보인다. 두 사업 부문 모두 영업이익률이 1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0% 영업이익률은 제조원가와 마케팅 비용 비중이 큰 가전 사업에서 찾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2·4분기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고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상승이 반영된 것이 1·4분기보다 영업익이 낮은 요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MC사업본부다.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ThinQ)로 반등을 노렸던 LG전자 MC사업본부는 1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G7 씽큐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지만 막상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MC사업본부가 2·4분기 1,400억~1,5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3,753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4·4분기 -2,132억원 △올 1·4분기 -1,361억원 등 꾸준히 적자폭을 줄여왔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LG전자는 G7 씽큐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을 기용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케팅 비용은 신규 플래그십을 내놓지 않은 올 1·4분기 3,617억원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G7 씽큐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지난 5월18일 출시 이후 한 달간 G7 씽큐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ZTE의 미국 내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입은 만큼 3위 LG전자의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도 2·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주해온 사업 성과가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 만큼 3분기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최근까지 몸담았던 기업간거래(B2B) 사업 부문은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선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신희철·권경원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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