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현동의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 인근을 지나다 보면 길가에 연한 초록색 5층 건물이 보인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충정아파트’다. 지난 1937년에 완공됐다고 하니 80년을 훌쩍 뛰어넘은 나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서울(당시 경성)의 인구가 늘어나며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아파트라는 형태가 시도됐고 그 중에 남아 있는 하나다. 처음에는 일본 건축가인 도요타 다네오의 이름을 따서 도요타(豊田)아파트, 우리말로는 풍전아파트로 불렸다. 원래는 더 컸지만 1979년 충정로 도로를 확장하면서 3분의1가량이 잘려나갔다. 아쉽게도 근현대 문화재는 아니다. 현재도 주민이 살고 있어 재산권에 규제가 가해지는 문화재 등록이 안 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재개발사업이 추진 중인데 주민들의 이해가 엇갈려 쉽지 않다고 한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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