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외병해충 유입방지를 위한 국경 검역 강화 예산은 66억 200만원이다. 2017년 15억 4,300만원 대비 327.9% 증가했다. 지난해 붉은 불개미 1,000여 마리가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 시멘트 틈새에서 발견되자 예산을 늘린 셈이다.
전국 공항만 수입화물 검역 예산도 검역 용역업체와의 계약에 29억 4,200만 원이 배정되는 등 올해 처음 투입됐다. 그럼에도 연이어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자 정부가 실탄만 늘려놓고 예산 집행을 부실하게 관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항만 검역을 용역업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검역본부의 정식 인력을 대거 배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늘어난 예산이 검역 인력의 인건비 증대에 대거 투입돼 실질적인 검역 강화에는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 식물검역 정밀 검사 업무보조 인력의 인건비는 지난해 5억 5,600만원에서 올해 13억 1,600만원으로 136.7% 증가했다. 인원이 28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난 것이 반영된 셈이지만 인력 증가율보다 임금 증가율이 더 크다. 1인당 인건비 자체가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붉은 불개미의 국내 번식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여왕개미와 애벌레가 함께 발견됐다는 점은 이 붉은 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았다는 뜻이다. 단순 유입을 넘어 번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식품부는 “군체 크기가 작고 번식이 가능한 수개미와 공주 개미가 발견되지 않아 아직 초기 단계의 군체로 판단된다”며 “확산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