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부인 민주원씨와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 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진실 여부에 귀추가 쏠린다.
13일 오전 9시 57분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에 도착한 안 전 지사는 ‘부인이 증인신문을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지’, ‘상화원에서 김지은 씨가 새벽에 침실로 들어온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한 뒤 말문을 닫았다.
이날 민씨는 남편의 성폭행 및 추행 혐의에 대해 직접 입장이나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민씨는 김씨의 평소 태도와 행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씨가 ‘침실 사건’에 대해 언급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8월 안 전 지사와 민씨가 충남 보령시 죽도 상화원 리조트에 부부 동반 모임을 갔을 당시, 부부가 묵는 방에 김 씨가 새벽에 들어와 두 사람이 자는 침대 발치에서 보고 있었다는 게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이다.
이는 김씨 측 증인인 구모씨가 지난 3차 공판에서 민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구 씨는 “여사(민씨)가 피해자의 연애사와 과거 행적에 관한 정보를 취합해줄 것으로 요청했다”며 “이 과정에서 ‘안희정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그래도 살려야 한다. 김지은 원래 맘에 안 들었다. 새벽에 우리 침실에 들어와 있던 적도 있다. 그래서 내가 수행에서 정무로 보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씨 측 증인들은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은 김 씨와 안 전 지사와 격 없이 지냈다고 증언하면서 법정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김씨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이 왜곡된 주장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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