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 같은 글로벌 보안기업을 양성하고, 해외에 진출한 자국 보안기업을 총괄해서 관리할 정부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논의에는 공안부와 국가안보부, 외교부, 상무부 등 유관 부처와 중국인민공안대학, 중국정법대학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논의를 서두르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각국에 경제적 진출을 확대하면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는 3만여 개 중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해외에서 일하는 중국인의 수도 100만 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러한 막대한 보안 비용 지출의 과실을 중국 기업이 아닌 외국 보안업체가 가져간다는 점이다. 중국의 보안기업 수는 5,000여 개에 달하지만, 해외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수는 6개에 불과하다. 이들마저도 글로벌 보안기업과 비교하면 제공하는 보안 서비스의 질이 훨씬 떨어진다는 평이 중론이다. 지금은 ‘지(Xe) 서비스’로 이름을 바꾼 블랙워터와 같은 글로벌 보안기업의 경우 훈련, 위험 측정, 긴급 대응, 의료 지원, 추적, 통신, 물류 등 고객이 원하는 통합 보안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블랙워터의 창립자 에릭 프린스가 홍콩과 중국 전역에 세운 프론티어 서비스 그룹(FSG) 사의 경우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20여 개 중국 기업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 국영기업 시틱그룹은 FSG 사의 지분 40% 이상을 사들이기도 했다. 오랜 기간 보안기업에서 일한 톈 부처우는 “외국어 구사 능력이나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능력에서도 중국 보안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훨씬 뒤처진다”며 “전문 보안인력의 양성이나 합리적인 보수 체계의 구축 등도 글로벌 기업에서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이 일대일로 등 해외 프로젝트를 확대하면서 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 통합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자국 보안기업을 양성하는 일은 이제 중국 정부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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