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매매가격 상위 10%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9억원을 돌파해 10년 만에 2배 가까이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저가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졌고 자산 보유에 따른 계층 간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매가격이 상위 10%인 전국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9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07년의 4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오른 결과다.
상위 10% 아파트 평균 가격은 올해 상반기 9억3,000만원으로 더 뛰었다. 상위 10%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10년부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다 2014년 6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2013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이끈 것으로 직방은 설명했다. 직방은 “거래가격 상위 10%에서 건축 연한이 30년 이상인 아파트는 2011년 3.5%였으나 2017년에는 14.2%로 약 4배 증가했다”며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로 거듭나는 물량에 대한 기대감으로 노후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저금리·수월한 대출 환경도 매입자금 조달 및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 수요층을 넓히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가격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거래가격은 올해 상반기 기준 14.2배로 작년(13.9배)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이 비율은 2009년(6.3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2013년(10.6배) 저점을 찍은 뒤 매년 상승 중이다.
직방은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이 아파트 매매시장을 견인했지만, 사회 전체의 계층 간 불균형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산 보유에 따른 계층 간 불균형이 소득에 비해 더 커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직방은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3일 제안한 종합부동산세 강화가 자산에 따른 계층 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아파트 매매시장 규제 강화로 올해 상위 10%의 거래가격 인상폭이 줄었고,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거래비중도 10.3%로 2017년 14.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정부의 정책이 서서히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