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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와 무역전쟁 위해 中과 뭉치진 않겠다"

투스크 EU상임의장, 中과 정상회담

북핵 해결 지지 담은 성명서 발표

對美 연합전선 요구엔 선 그어

유럽연합(EU)은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이슈의 평화적 해결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미국 보호주의에 대한 중국 측의 연대전선 동참 요청에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EU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지만 사실상 ‘퇴짜’를 맞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만나 “중국과 EU의 경제협력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투자는 물론 문화 교류 등 모든 방면에서 협력의 강도를 높여나가며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공통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과 융커 위원장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연례 EU·중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회담 후 양측이 북핵 등 44개 합의 조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성명에는 “중국과 EU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앞서 투스크 의장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는 세계 무역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전시킬 의무가 있다”며 “중국과 미국·러시아는 무역전쟁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전쟁 이슈에서 양측이 온도 차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스크 의장은 무역갈등 해결 방법으로 무역전쟁보다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산업 보조금과 지적재산권, 기술 강제이전 등에 대한 새로운 WTO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거듭 EU에 손을 내미는 데 대해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기 위해 중국과 손을 잡지는 않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이날 리 총리는 “EU와 더 균형 잡힌 무역을 추구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은 EU와의 투자조약 협상을 진전시킬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한 합의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의 루카 자히에르 대표 역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중국과 힘을 합쳐 미국에 대항할 생각이 없다”며 대미 연합전선을 형성하자는 중국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시 주석이 투스크 의장과 융커 위원장과 만나 “중국과 EU의 경제협력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투자는 물론 문화 교류 등 모든 방면에서 협력의 강도를 높여나가며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공통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반미연대를 위한 EU의 환심을 사는 데는 실패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U와 중국 간 교류를 통한 쌍방의 이익에는 관심이 있지만 이를 확대해 미국을 견제할 블록을 만드는 데는 EU가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 제소하겠다고 밝히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토 주장을 이어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 조사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편 데 대해 “미국이 WTO를 만들었고 중국은 국제무역의 후발주자이자 WTO 규칙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현섭기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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