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7일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일부 언론에서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최 SK그룹 회장 역시 이날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한미중 3자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항공산업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는 SK그룹의 항공산업 진출설과 관련해서도 “(항공산업에는)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1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토대로 각종 매물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IB 업계에서는 복수의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구체적으로는 한화그룹과 애경그룹 등이 거론된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자본금을 투자했던 한화그룹이나 제주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애경그룹 모두 항공산업에 관심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두 그룹 모두 두둑한 실탄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9,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매물로 내놓을 리 만무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33.47%)으로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인 금호홀딩스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주주였던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으려고 마지막까지 시도했던 박 회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물로 내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당장 유동성이 우려되는 부분 역시 외부 자금 수혈을 통해 메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단도 아시아나항공이 당장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내식 이슈로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감하지 않는다면 차입금 상환 압박을 하지 않는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라면서 “당장 올해 말, 내년 초까지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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