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갈등과 과도한 개인숭배로 시진핑 권력이 도전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에 대한 충성서약을 다시 시작했다.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6일 당조회의를 열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이 단번에 결정지을 수 있는 권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당조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으로 두뇌를 무장해 정치건설 강화를 자각하고 엄격하게 정치기율과 정치규칙을 준수하며 당 중앙의 권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 학습을 겸한 이날 회의는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사명’을 주제로 시 주석의 비서장 출신 최측근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주재했다.
회의에서 사용된 ‘일추정음(一錐定音), 정어일존(定於一尊)’이라는 성어는 여러 논의가 분분해도 황제 등 최고 권위자가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시 주석이 지난 5일 전국조직업무회의에서 당 중앙의 결정과 권위를 강조하면서 쓴 용어이기도 하다.
중국중앙(CC)TV도 16일 평론을 통해 “당의 모든 동지들이 어느 때나 어떤 상황에서라도 시진핑 총서기의 당내 핵심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통일 집중된 리더십을 결연히 옹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시진핑 권력체제에 대한 강조는 최근 당 내외에서 시 주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관심을 끈다.
신화통신이 개인숭배를 비판하는 내용의 ‘화궈펑(華國鋒)의 실책 시인’이라는 제목의 옛 기사를 다시 끄집어내고 인민일보가 잇따라 1면에 시 주석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분석에도 시 주석 관련 동정, 발언 보도는 여전히 모든 중국 관영매체의 다른 주요 면을 장식하고 있다. 과도한 개인숭배를 막기 위한 일부 조치로 시진핑 권력이 흔들린다고 보는 것은 단견이라는 지적이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시 주석이 19∼27일 아랍에미리트(UAE), 세네갈,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 나선다. 지난 3월 국가주석 연임이 결정된 이후 첫 출국이다. 중국 의회격인 전인대가 ‘시진핑 충성맹세’에 나선 것도 확산하는 시진핑 권력이상설을 조기에 불식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오는 28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매년 7월 경제문제를 주제로 열리는 정치국회의에서 재차 자신의 확고한 권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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